메갈리아와 일간베스트 갤러리

    최근의 한국 인터넷 이슈라 하면 많은 것들이 떠오르겠지만, 현재 최고로 뜨거운 감자는 '페미니즘' 아닐까 싶다. 페미니즘은 "여성의 사회적·정치적·법률적인 권리의 확장을 주장하는 주의"^[각주:1]로써, 인간 역사에서 억압받았던 여성들의 인권 주장과 권리를 되찾고자 하는 이념이다. 그리고 이 페미니즘의 인터넷 선봉에는 '메갈리아' 라는 웹 사이트가 있다.

    이 '메갈리아' 라는 사이트는, DCinside 라는 이름의 웹 사이트의 게시판 중 하나인 '메르스 갤러리' 에서 파생되어 나온 사이트이다.^[각주:2] 이들은 '일간베스트 갤러리' 라는 남초·극우 성향의 사이트를 미러링^[각주:3]하여, 극단적인 페미니즘을 표방하였다. 이들은 그동안 억압받았던 한국 사회에서의 여성 불평등을 규탄하며 한국 남성들의 여성 비하 발언인 '김치녀'를 미러링하여 '한남충' 이라는 단어를 만들어내는 등, 과격하고 급진적인 페미니즘을 보여주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 기득권층인 한국 남성들은 이를 '인터넷 사회의 적'으로 규정하며 없어져야 마땅한 것으로 만들었고, '메갈리아'를 하지 않으며 페미니즘 운동을 하지 않는 여성들은 '개념녀' 라고 부르면서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 '보적보' 라는 낙인을 찍어 공격했다. 또한, 이들은 이 세상에서 '남성'을 지워내는 집단이라며 남성과 여성의 젠더 싸움으로 끌어들여 진흙탕으로 만들고 논점을 흐리고는 한다. 매우 익숙한 일이지 않는가? 그 예전 일본 순사들은 한국 사람들을 '잠재적 범죄자' 로 규정하고 한국을 버리고 일본인이 된 사람들에 대해 좋은 대우를 약속했으며,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조센징' 이라 부르며 죽이기 시작했다. 

    여기서 하고 싶은 말은 '한국 남성은 일본인이고 메갈리아는 한국인이다' 같은 성급한 일반화 혹은 이상한 대입으로 도출될 수 있는 답은 아니다. (이 글을 읽는 대부분의 독자들이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 또한 알고 있다.) 당신이 만약 한국 남성이라면, 그 동안 한국 남성으로써 얻어 왔던 기득권과 혜택을 생각해 볼 때라고 말하고 싶다. 그 모든 혜택이 병역 의무를 지었기에 당연히 얻어야 하는 권리라고 생각한다면 제발 다시 한번 더 진지하게 생각하기 바란다. 우리는 병역 의무를 끝마친 것 치고는 너무 많은 혜택을 '남성'으로 태어났다는 이유로 받고 있는 것이다. (만약 아직도 잘 모르겠다면 '이갈리아의 딸들' 이라는 책을 읽어보라. 불편하게 느껴졌다면 맞다. 여성들은 언제나 그런 기분을 느끼면서 살고 있을 것이다.) 이런 사회에서 불만을 분출할 곳이 없고, 답답한 현상들을 털어놓기 위해 자연스럽게 생긴 사이트가 '메갈리아' 인 것이다.

   물론 '메갈리아'에서 하는 모든 행위들을 옹호하지는 않는다. 개인적으로도 이런 극단적인 성향의 사이트는 매우 싫어하고, '메갈리아'에서 하는 몇몇 행위들이 범법 행위임도 알고 있다. '메갈리아'가 미러링하는 '일간베스트 갤러리' 자체도 매우 저속하고 위험한 집단임도 잘 알고 있다. 또한 '메갈리아'와 '일간베스트 갤러리'가 크게 다르지 않다고도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메갈리아'와 '일간베스트 갤러리'가 다른 점은, '메갈리아'가 다루고 있는 문제점은 이런 남성 우월적인 한국 사회가 이렇게 억압하고 핍박해도 언젠가는 다뤄야 할 '양성평등' 문제이기 때문이다. 양 손으로 새는 물을 막아도 영원히 막을 순 없다. 한국 사회에서의 여성은 한 인간으로써 존중받아야 할 소중한 사람이고, 그들의 의견은 당연히 수용되어야 한다. 극단적이고 저속한 발언을 하는 사람들은 극소수임을 인지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이런 사이트가 왜 생겼는지를 생각하는 것이다. '메갈리아' 가 말 하는 것의 대부분은 그동안 핍박받고 차별받았던 삶에서 기인하기 때문이다.

1. 발췌: 한컴사전 [본문으로]
2. 참조: https://ko.wikipedia.org/wiki/%EB%A9%94%EA%B0%88%EB%A6%AC%EC%95%84 [본문으로]
3. 대상의 행동을 따라하는 행위. [본문으로]